지난 글에서 통장 쪼개기를 통해 ‘투자/저축 통장’을 만들었다면, 이제 그 통장에 있는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고민되실 겁니다. 주식 투자를 생각하면 복잡한 그래프와 수많은 기업 이름이 떠올라 겁부터 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모든 주식을 다 공부하고 분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ETF는 그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1. ETF, 한마디로 설명하면?
ETF(Exchange Traded Fund)는 ‘상장지수펀드’라고 부릅니다. 이름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여러 기업의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아 놓은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 200 ETF’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00개 기업의 주식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바구니입니다. 여러분은 이 바구니 하나만 사면, 200개 기업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거죠.
2. 왜 ETF가 초보자에게 좋을까?
ETF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투자 초보자에게 특히 추천됩니다.
- 투자 분산 효과: 하나의 종목에 돈을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수십 또는 수백 개의 기업에 자동으로 분산 투자가 됩니다. 특정 기업이 망해도 바구니 전체가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위험이 훨씬 줄어듭니다.
- 쉬운 거래: 일반 주식처럼 증권사 앱을 통해 쉽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열리는 동안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합니다.
- 적은 비용: 펀드와 비교했을 때 운용 보수(수수료)가 매우 저렴합니다.
- 다양한 종류: 코스피 지수를 따라가는 ETF 외에도 2차 전지, 반도체, 미국 나스닥, 심지어 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ETF 등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맞춰 골라 투자할 수 있어요.
3. ETF TR, 일반 ETF와 무엇이 다를까?
ETF는 종류에 따라 배당금(분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이 여러분의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반 ETF는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직접 지급합니다. ETF TR(Total Return)은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주지 않고, 펀드 안에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일반 ETF가 매달 월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ETF TR은 월급을 받자마자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ETF TR이라는걸 몰라서, 코스피 200 ETF를 매수했는데, 다음에는 ETF TR을 매수하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이 두가지를 정확히 구분했다면 더 좋았을것 같아서 아쉽네요.
두 종류의 장단점 비교
- 일반 ETF: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배당 소득세(15.4%)를 받을 때마다 내야 합니다.
- ETF TR: 장기적인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유리합니다. 배당금을 직접 받지 않고 재투자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나중으로 미룰 수 있습니다.
예시:
TIGER S&P500: S&P500 기업들의 배당금을 현금으로 받습니다.TIGER S&P500 TR: S&P500 기업들의 배당금이 펀드에 재투자되어 주가에 반영됩니다.(현재는 TR이 삭제되었음을 참고하세요.)
4. ETF 투자,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
ETF 투자를 시작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 증권 계좌 개설: 먼저 증권사 앱을 다운로드하고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듭니다. (미성년자도 부모님 동의하에 만들 수 있습니다.)
- 투자금 입금: 통장 쪼개기로 모아둔 ‘투자 통장’의 돈을 증권 계좌로 옮깁니다.
- ETF 종목 선택: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ETF를 검색합니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코스피200 ETF’나 ‘S&P500 ETF’와 같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매수 주문: 일반 주식을 사듯이 원하는 수량만큼 ‘매수’ 주문을 넣습니다.
5. 마치며
투자는 ‘도박’이 아니라 ‘돈을 불리는 습관’입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투자의 세계, 이제 ETF를 통해 첫발을 내디뎌 보세요. 매달 꾸준히 적은 금액이라도 투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돈이 돈을 버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의 현명한 첫 투자를 돕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