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게으른 걸까?” 노력해도 안 되는 아들을 보며

ADHD 집중력 문제. 무너진 기대, 반복되는 의문

혹시 이런 고민을 해보셨나요? “우리 아이는 게으른 걸까? 왜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성과가 안 나올까?”

저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을 바라보는 제 마음은 매일 기대와 좌절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는 제 생활에 치여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보육에만 신경 썼고, 중학교 때는 사춘기라는 격랑 속에서 아이도 저도 마음이 엉망진창이었죠.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는 지금도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남아있습니다.

겨우 고등학교 입학할 즈음, 아들은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좀 해보겠다’며 노력을 시작했어요. 늦게 시작했으니 힘들 것도, 아직 공부 습관이 안 잡혀 어려울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은 처음엔 “습관이 잡혔다”, “오늘은 10시간을 앉아 공부했다”는 말을 하며 저를 기대하게 만들었죠. 당장 시험 성적이 엉망이어도, 이렇게 의지를 보이니까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 믿음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정도 노력했는데, 왜?

고등학교 1학기를 보내고, 여름방학을 거쳐 2학기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지금… 제 생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 정도로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성적이 이렇게 엉망일 수가 있을까?” “왜 안될까? 이 정도로 노력하는데 왜 변화가 없을까?”

아들의 일상을 자세히 관찰할수록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부터가 전쟁이었습니다.
• 가까스로 책상에 앉아도 집중력을 10분 이상 유지하는 것을 너무 버거워했습니다.
• 분명 눈앞에 문제집을 펴놓고 있는데, 머릿속은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찬 듯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지 부족’이나 ‘습관 문제’로 단정했습니다. “네가 독해야지,” “조금만 더 버텨봐”라고 말하기도 했죠.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니, 그 어려움이 단순한 게으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아이의 의지와 노력 앞을 가로막는 투명한 벽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이 모든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ADHD라는 단어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를 ‘게으른 사람’이라고 자책하게 만드는 그 벽의 정체

혹시 우리 아이가 노력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이 단순한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집중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벽’ 때문이라면 어떨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나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자책하게 되더군요. 겉으로는 반항적인 행동으로 감추려 해도, 속마음은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로서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아이를 탓하기 전,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아이의 어려움이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닌, ‘뇌의 작동 방식 차이’일 수 있음을 부모가 먼저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아이의 진정한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이제는 그 벽의 정체를 파악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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